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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3주일]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 오정섭(이냐시오 데 로욜라)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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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광주성당 |
작성일시 | 2009-06-28 00:00:00 |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어느 자매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 자매는 혼인을 하자마자 남편을 왕처럼 대했다. 사람들은 남편을 깍듯하게 대하는 자매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해 주었다. 신혼 초에는 주도권을 어떻게 잡아야 한다. 기 싸움에서 밀려서는 안 된다. 그렇게 잘해주기 시작하면 나중에 감당할 수가 없다. 등등…. 하지만 자매는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여전히 남편을 왕처럼 모시는 자매에게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를 묻자 그 자매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제 남편이 왕이면 저는 왕비이니까요!!!” 남편을 왕으로 대하면 부인은 결국 왕비가 된다. 마찬가지로 아내가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고 노예로 대한다면? 그녀는 노예의 아내가 된다. 이 이야기는 무조건 아내가 남편에게 잘해야 된다는 일방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아내가 남편을, 남편이 아내를 어떻게 알아보는가가 자신의 위치를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자녀와 부모간에도, 사제간에도, 친구간에도 성립된다. 오늘 1,2독서에서 우리는 베드로와 바오로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교회의 양대 기둥인 베드로와 바오로의 삶에서 가장 우선되는 것은 바로 예수님이시다. 베드로와 바오로는 예수님을 참 생명(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 그 자체로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예수님을 삶의 가장 우선순위에 두었고 그랬기에 목숨까지 아낌없이 내놓고 예수님을 전했다. 예수님을 참 생명으로 알아볼 수 있었기에 지상에서의 생명보다 예수님을 더 소중하게 전했고, 이로써 참 생명의 전달자가 되었다. 6월의 마지막 주이다. ‘놀토(노는 토요일)’가 끼어 있는 주말이다. 놀토에 날씨까지 좋으면, 주일 미사시간에 만날 수 없는 교우들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우리에게 예수님은 도대체 어떤 분이신가? 약속된 예수님과의 만남 시간인 주일 미사가 결국에는 삶에서 두 번째, 세 번째 자리로 내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요즘같은 세상에서 주일을 지킨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만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이 결국 내 삶에서의 주님 위치와 우선순위를 드러내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 모두가 베드로, 바오로처럼 고백할 수 있었으면 한다. 삶의 맨 첫 자리에 예수님을 모셨으면 한다. 우리가 삶의 첫 자리에 예수님을 모실 때, 우리 역시 분명 예수님에게 있어서 가장 우선되는 사람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마태 16,15) 오정섭(이냐시오 데 로욜라)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