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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척성당 주임 조원기(베드로) 신부 - 선행은 희생입니다
작성자 광주성당
작성일시 2010-12-17 00:00:00
선행은 희생입니다


특히 큰 본당에서 판공성사를 하다보면 종종 마주치는 문제가 있습니다. 성사를 기다리는 줄에서 다른 사람을 자신 앞에 끼워주고 이 때문에 서로 언짢게 되는 일입니다. 앞에서 계속 늘어나니 뒤에서는 기다려도 끝이 없어서 짜증을 내고, 앞에서는 불만을 품은 사람에게 사랑이 없다고 나무랍니다. 양보하는 것과 질서를 지키는 것은 둘 다 중요하고 좋은 일인데 잡음이 계속 일어납니다.

이유는 희생 없이 선을 행하기 때문입니다. 대중교통에서 자리를 양보할 때 어떻게 합니까? 앉은 채 엉덩이로 옆 사람을 밀어붙이고 다른 사람을 앉힙니까? 자신의 희생은 적게 하면서 선행을 하려면 무리가 따릅니다.

지난번에 천주교 신자들이 제일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한 개인의 평이었을 뿐이었고 의아한 것을 넘어서 황당하기까지 한 말이었지만, 나름 화두가 되어 우리의 삶을 돌아볼 기회가 됐습니다. 분명,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갈등을 일으킨다는 의미에서 대부분의 천주교 신자들은 이기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소극적인 의미에서라면 어떨까요?

천주교 신자들이 세례를 받는 첫 번째 이유는 ‘평화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흔히 이 ‘평화’를 ‘아무런 어려움도 생기지 않으며 아무도 나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상태’로 오해합니다. 심하게 말하면 천주교에서는 하라는 것도 별로 없어 보이고, 빠진다고 극성맞게 찾아오지도 않고, 더구나 십일조도 없어서 편하다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날 귀찮게 하지 말고 편하게 내버려 둬!’ 바로 이것이 소극적인 이기심입니다. 이러다보니 무엇을 하자는 것은 부담일 뿐이고 반모임 등에 빠지는 이유로 ‘도움이 되지 않아서’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결국 전체적으로는 무기력해지고 마치 장식품이나 여가활동과 같은 신앙생활이 됩니다. 신앙은 ‘자신을 버리고 나눌 때, 구원을 얻는다’고 알려주는데, 나누지 않으니 은총을 깨닫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의로운’ 요셉이 등장합니다. ‘의로운’ 아브라함처럼 요셉도 하느님의 명 앞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하느님의 말씀에 의지해서 자신을 희생합니다. 약혼녀인 마리아의 임신 소식을 듣고 남 모르게 파혼하는 것은 단순히 ‘내버려 둔 것’이 아닙니다. 당시 사회에서 약혼녀를 처벌할 수 있는 약혼자의 정당한 권리를 희생한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권리를 희생하여 ‘생명’을 구한 요셉은 다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새로운 사명, 새로운 희생을 요구받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사명을 통해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 곧 예수님을 만났을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분을 만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선하신 분은 하느님뿐이십니다. 바로 그 하느님께서 선을 행하시는 방법은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보여주듯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기에 그 선에 참여하는 방법은 희생을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종종 고통, 희생의 의미를 너무 간과하고 피하려고만 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겪는 모든 고통은 그 안에서 하느님을 찾을 때,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구원하시려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그 순간에 함께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찾지 마시고, ‘내가 도움이 되는가?’를 먼저 찾으십시오. 우리가 희생을 통해 선으로 나아갈 때, 이미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 전부를 얻을 것이고 이 기쁨과 평화는 다른 어떤 것과도 비길 수 없습니다.

도척성당 주임 조원기(베드로) 신부
이승현(헬레나)   작성일 12/19 11시 
늘 좋은 글 주시는 조원기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선행은 희생이라는 말씀.. 희생없는 선행을 한다는 말씀.. 동감은 합니다.
그런데.. 선행이 희생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언가 바라고 한다면.. 그건 진정한 선행이 아니지 않을까요?
물론.. 당연히 끼어 들고.. 당연히 성당이니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도 문제는 있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죠..
내가 조금은 상대에게 존중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상대가 조금은 고마워 하거나 미안해 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희생이 아니라 흔쾌히 기쁘게 할 수 있는 그냥 단순한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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