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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척성당 주임 조원기(베드로) 신부 - “도대체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뭐야?”
작성자 광주성당
작성일시 2010-12-01 00:00:00
“도대체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뭐야?”


어린 시절, 이상하게 생각한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오늘 복음의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였습니다. 특히 요한 복음에서는 요한 세례자가 자신을 스스로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라고 소개합니다. 아니, ‘광야에서 외치는 이’이면 ‘광야에서 외치는 이’이지,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는 뭔가?

그러다가 레오 교황님의 너무나도 멋진 해설을 보게 됐습니다. 요한 세례자는 소리이고 소리는 말씀을 전하고 사라지는데, 말씀은 곧 ‘사람이 되신 말씀’인 그리스도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 이야기를 나눌 때, 말은 우리의 목소리를 타고 상대방에게 전해집니다. 그리고 소리는 남아있지 않고 사라지며 상대방에게 남는 것은 전하고자 했던 의미 곧 ‘말’이라는 것입니다. 예컨대 ‘사랑해’라고 말하면 소리는 얼마 뒤에 사라지지만 이 ‘소리’를 들은 사람에게는 ‘아, 저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구나’하는 ‘말’이 남게 된다는 것입니다. 요한 세례자는 자신을 스스로 ‘그리스도를 전하고 사라지는 자’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특히 광야는 성경의 전통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이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더욱 사랑하시고 이끄시는 장소입니다. 이 점을 기억하면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정체는 분명해집니다. 광야에서 우리를 부르고 계신 하느님이십니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을 겸손하게 ‘소리’로 칭하는 동시에 하느님의 사명을 수행하고 있음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이 ‘소리’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구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그럼 이 ‘소리’는 무의미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소리’ 그 자체로는 ‘사라지고 말 것’에 불과하지만 ‘소리’의 진정한 가치는 ‘소리’가 사라진 뒤에도 남게 되는 것, 그 ‘소리’가 전한 ‘말씀’에 달려있습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사랑’이라고 말한다면 이 ‘소리’의 가치는 ‘사랑’이 됩니다. 반대로 ‘개똥’이라고 한다면 이 ‘소리’의 가치는 ‘개똥’이 됩니다. 이처럼 어떤 ‘말씀’를 담고 어떤 ‘말씀’을 전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의 삶이라는 ‘소리’에 미움을 담는다면 우리의 가치는 미움이 됩니다. 다툼과 시기를 담는다면 갈등만을 남길 것입니다. 무의미한 자극만을 찾는다면 허무하게 사라질 것입니다. 반대로 옳은 일을 찾고 노력한다면 우리의 가치는 정의가 됩니다. 이웃과 함께 살아가며 기쁨을 나누면 우리는 기쁨을 전하는 ‘소리’가 됩니다. 사랑하면 세상에 사랑을 남깁니다.

그리스도를 깨어 기다리면서 그리스도께서 우리 한사람, 한사람에게 실어주시는 ‘말씀’을 전하면 우리는 세상에 그리스도를 남기게 됩니다. 동시에 우리가 전하고 있는 그리스도는 우리 자신에게도 기쁨과 생명이 됩니다. 우리 삶의 가치가 그리스도가 되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리는 대림 시기를 보내며 매순간 우리에게 말씀을 건네시는 그리스도께 마음을 기울이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우리 삶에 길이 열리고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평화가 함께 하실 것입니다.

도척성당 주임 조원기(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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