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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체
작성자 이용준(루치아)
작성일시 2010-10-25 04:42:42

외인이었던 나는 6대째 천주교 신앙을 지켜온 가문의 남편과 혼배를 위해서 영세를 하였지만 신앙심이 매우 부족했었다.

1986년. 그 무렵에 나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 이었지만 형식적이 신앙생활이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 같고 싫증이 나서 회합 날 서예 실에서 글씨를 쓰고 있었다.

“고모님!! 성당에서 전화 왔어요. 레지오 회합 날인데 거기 계시면 어떡해요?”

부단장이 집으로 전화해서 나를 찾았던가 보다. 하지만 모여앉아서 묵주기도를 하는 것보다는 글씨 쓰기가 더 좋았기 때문에 주일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신앙생활이 충분할 거라고 생각하였었다. 그래서 성경책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서예에만 정신이 팔렸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일에 영성체를 하고 자리에 앉으려 하는데 갑자기 재채기가 나왔다. 그러더니 입안에 모신 성체조각 중에 작은 것이 앞좌석으로 튀어 나갔다. 얼른 집어서 다시 영했어야 하는데 그때는 나에게 성체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무심코 지나쳐 버렸다.

이튼 날 월요일이었다. 불의한 일을 당하고 있는 옆 친구 일로 공연히 화가 복받쳤다.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너무 화가 나서 팔이 떨리고 더 이상 글씨를 쓸 수 없었다. 그리고 3일 후에 팔에 포도송이 같은 물집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는 병원에 갔더니
“심장으로 터졌으면 큰 일 날 뻔 하셨습니다.”
하였다. 이후로 글씨를 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걸레질을 못 할 정도로 팔이 아팠다.

그 후 레지오 회합에서 훈화 중에 ‘나병 환자가 내밀은 성체를 신부님께서 주워서 모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성체의 소중함을 모르면서 영성체를 하는 것이 얼마나 죄스러운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내가 왜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화를 냈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1989년 메주고리에 갔는데 성모님께서 발현하셨다는 새벽 3시에 돌산에서 양팔 묵주 기도를 하게 되었다. 3단 째 했을 때 팔이 몹시 아팠지만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당신 몸까지 내어주신 주님을 기억하며 꾹 참고 15단을 마칠 수 있었다. 성모님께서 도와 주셨기에 가능 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기도가 끝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상하게도 더 이상 팔에 통증이 없었다.

나는 사랑이신 성체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성모님께는 감사를 드리게 되었다.